R-rong's BOOK

아몬드 _ 손원평

R-rong 2023. 2. 6. 16:08
 
아몬드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아몬드』. 타인의 감정에 무감각해진 공감 불능인 이 시대에 큰 울림을 주는 이 작품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한 소년의 특별한 성장을 그리고 있다. 감정을 느끼는 데 어려움을 겪는 열여섯 살 소년 선윤재와 어두운 상처를 간직한 곤이, 그와 반대로 맑은 감성을 지닌 도라와 윤재를 돕고 싶어 하는 심 박사 사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우리로 하여금 타인의 감정을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럼에도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기회를 전한다.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는 열여섯 살 소년 선윤재. ‘아몬드’라 불리는 편도체가 작아 분노도 공포도 잘 느끼지 못하는 그는 타고난 침착성, 엄마와 할머니의 지극한 사랑 덕에 별 탈 없이 지냈지만 크리스마스이브이던 열여섯 번째 생일날 벌어진 비극적인 사고로 가족을 잃는다. 그렇게 세상에 홀로 남겨진 윤재 앞에 ‘곤이’가 나타난다. 놀이동산에서 엄마의 손을 잠깐 놓은 사이 사라진 후 13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 곤이는 분노로 가득 찬 아이다. 곤이는 윤재를 괴롭히고 윤재에게 화를 쏟아 내지만, 감정의 동요가 없는 윤재 앞에서 오히려 쩔쩔매고 만다. 그 후 두 소년은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특별한 우정을 쌓아가고, 윤재는 조금씩 내면의 변화를 겪는데…….
저자
손원평
출판
창비
출판일
2017.03.31

아몬드 _ 손원평

책은 내가 갈 수 없는 곳으로 순식간에 나를 데려다주었다. 만날 수 없는 사람의 고백을 들려주었고 관찰할 수 없는 자의 인생을 보게 했다. 내가 느끼지 못하는 감정들, 겪어 보지 못한 사건들이 비밀스럽게 꾹꾹 눌러 담겨 있었다.
부모는 자식에게 많은 걸 바란단다. 그러다 안 되면 평범함을 바라지. 그게 기본적인 거라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말이다, 평범하다는 건 사실 가장 이루기 어려운 가치란다.
이렇게 너와 내가 마주 앉아 얘기하는 것. 같이 무언가를 먹기도 하고 생각을 나누는 것. 특별히 돈이 오가지 않는데도 서로를 위해 시간을 쓰는 것. 이런 게 친한 거란다.
어려운 건 겨울이 봄으로 바뀌는 거다. 언 땅이 녹고 움이 트고 죽어 있는 가지마다 총 천연색 꽃이 피어나는 것. 힘겨운 건 그런 거다. 여름은 그저 봄의 동력을 받아 앞으로 몇 걸음 옮기기만 하면 온다.
그리고 난 여전히, 가슴이 머리를 지배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란다. 그러니까 내 말은, 어쩌면 넌 그냥 남들과 조금 다른 방식으로 자란 것일 수도 있다는 뜻이야.
삶은 여러 맛을 지닌 채 그저 흘러간다.
나는 부딪혀 보기로 했다. 언제나 그랬듯 삶이 내게 오는 만큼. 그리고 내가 느낄 수 있는 딱 그만큼을.

창비의 청소년문학!

대충 무슨내용이지? 확인만 하고 다음에 읽으려고 자정이 넘은 시간에 살짝 열어본 이 책은,

새벽이 되도록 멈출수가 없었다.

알렉시티미아, 즉 감정 표현 불능증인 정서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 어린 소년이 주인공.

이 작은 아이가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이런 감정의 질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세상에 아주 많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사실 우리는 모두 윤재보다 더 심한 병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른 이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윤재가 책을 읽으며 깨달은 것에 대해 매우 공감했다.

책 속에 담긴 수많은 경험과 감정들은 내가 겪지 못한 많은 일들을 겪어보게 하는 것 같다.

더구나 책을 통해 하는 경험들은, 뇌에서 시뮬레이션을 하며 받아들이기 때문에

간접경험이 아닌 직접경험으로 느끼게 한다고 하는데...

이런 책을 안읽는건 하나뿐인 인생을 살아가는데 매우 손해이지 않을까!

 

너무 오래전부터 느껴왔던, 나에게는 평범함은 너무 멀게만 느껴지는 가치였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나에게 특별하다는 것이 너에게는 평범할 수 있고,

나에게 평범하다는 것이 너에게는 특별할 수 있는 그런것일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친하다는 것은, 서로를 위해 시간을 쓰는 사이라는 것이 너무 좋았다.

특별히 무언가 필요하지 않아도, 돈을 쓰거나 입에 발린 말을 건네지 않아도.

그저 나란히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나누어지는 사이. 

요즘 너무 계산적인 사람들이 많지유.... 흠.

 

계절의 변화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겨울에서 봄이 되는 것이 무척 힘들다는 말에 와아.. 했다.
겨울에서 봄이 되는 것은 뭔가 무에서 유가 생겨나는 것 같은 느낌..

때가 지나간 것들을 비워내는 겨울을 지나고, 새롭게 시작되어지는 봄을 맞이할 준비.

내 삶의 봄은 오고있다!! :)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것이 틀리다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서 주인공 윤재의 삶은 남들과는 조금 다를지는 모르지만 참 반짝반짝 빛이 난다.

 

삶은 미리 살아보지 않았기에 모든 것을 알 수 없듯이, 그저 흘러가는 삶에 부딪혀봐야 함에 공감했다.

내가 느낄 수 있는 만큼만 느끼는 것 또한 너무 당연한데, 당신이 느낄 수 있는 만큼 느끼는 것 또한 너무 당연한데.

앞으로도 내가 상대방을 나의 틀에 가두어 바라보지 않기를 바란다.

 

소년이었던 윤재와 함께 걸어가고 같이 성장해가는 그의 진심을 담은 친구 곤이,

그리고 변함없이 윤재를 사랑하고 응원하는 어른들이 함께하는 모습이 참 따뜻하고 예쁜 소설이었다.

표지의 주인공 표정이 너무 뚱해서 ㅋㅋ

소설도 뚱할까 했는데, 기대보다 훨씬 좋았다.

현실에서 윤재와 곤이를 만나면 맛있는거 많이 사주고 싶다. ㅋㅋ

내마음 아직 이팔청춘 소녀라서 그런지 (?) 청소년문학인 아몬드가 너무 좋았다고 마무리ㅋㅋㅋㅋㅋㅋ